● 영일만 뷰 맛집 ‘스페이스 워크’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이를 사랑하는 동네 경찰로 나오는 주인공 강하늘은 충청도 사투리를 쓴다. 그래서 흰 구름과 코발트색이 어우러진 바닷가 풍경이 충청도 서해안 어디쯤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경북 포항시 구룡포항이었다.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도 빨간색, 흰색 등대가 예쁜 항구가 등장한다. 경제 개발을 이끌어 온 포스코의 제철산업 단지로만 알고 있던 포항에 이렇게 한적하고 아름다운 갯마을 풍경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포항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를 닮은 지형 때문에 임인년 새해 일출맞이로 더욱 각광받는 곳이기도 하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 로맨틱 드라마의 촬영지이자, 포스코가 만든 아트 체험시설로 연인들의 ‘핫플레이스’ 여행지로 떠오른 포항을 찾았다.
포항 시내 영일만에서 북쪽으로 차로 10여 분 거리의 환호공원.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포스코 야경과 바다 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선 ‘스페이스 워크(Space Walk)’는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 무중력 상태의 우주를 유영하는 듯, 롤러코스터 레일 위를 걸어 다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아트시설 작품이다.
개장한 지 두 달이 채 안 돼 11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을 정도로 포항에서 가장 ‘핫’한 곳이다.
독일 작가 하이케 무터와 울리히 겐츠 부부가 디자인한 스페이스 워크는 트랙 길이 333m, 총 717개의 나선형 계단으로 이뤄진 작품. 포스코가 2년 7개월에 걸쳐 건립한 후 포항 시민들에게 기증했다. 100% 포스코 강재로 만든 구조물로 중앙의 360도로 돌아가는 루프 구간만 빼고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작가는 “중앙의 루프 구간은 미학적으로 전체적인 형상의 중심이자 개념적으로는 닿고 싶지만 도달할 수 없는 유토피아를 표현했다”고 설명한다.
어스름한 저녁에 스페이스 워크를 다시 찾았다. 호미곶 너머로 해가 지는 붉은 노을빛을 배경으로 가장 멋진 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얀색 조명으로 빛나는 모습을 보니 왜 이름이 ‘스카이 워크’가 아니라 ‘스페이스 워크’인지 알 수 있었다. 불시착한 UFO 우주선이나 외계 생명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휘황찬란한 야경이 멋진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스페이스 워크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밤에 멀리서 보면 포항의 특산물인 대게나 문어가 산등성이에 올라탄 모습처럼 보인다.
스페이스 워크는 별도의 예약이 필요 없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강우 강풍 등 기상 악화 시엔 출입이 자동 차단된다.
주말에는 1시간 이상 줄을 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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