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7월. 생기와 원기 회복을 위한 밥상을 준비했다. 항암환자들에게는 보약과 같은 기름기 하나 없는 민물장어탕과 밀가루보다 애호박과 부추를 풍부하게 넣은 장떡, 밭에서 나는 여름 채소로 만든 김치와 겉절이가 그것이다.
얼갈이열무된장지짐
“추억의 맛 중 하나인 얼갈이열무된장지짐은 더운 여름 잃은 입맛을 돋우기에 더없이 좋은 메뉴입니다. 흰 밥에 올려 먹어도 맛있고 비빔밥으로 비벼 먹어도 별미지요. 분량보다 쌀뜨물을 더 넣어 국물이 자작하게 만들면 얼갈이와 열무가 한층 더 부드러워집니다. 취향에 맞게 마늘이나 파를 넣어도 좋고요.”
기본 재료 데친 얼갈이 1㎏, 데친 열무 500g, 생압착들기름 3큰술, 집된장 5큰술, 거피들깨가루 3큰술, 다시마멸치육수 3컵, 멸치가루 1큰술, 쌀뜨물 2컵, 홍고추 1개, 청양고추 2개
만드는 법
1 데친 얼갈이와 열무는 깨끗하게 씻어 30분 정도 찬물에 담가 쓴맛을 제거한 후 물기를 빼놓는다.
2 ①의 얼갈이와 열무에 들기름과 된장, 다시마멸치육수, 멸치가루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 20분 정도 둔다.
3 두꺼운 냄비에 ②를 넣고 쌀뜨물을 붓고 중불에서 30분 정도 뭉근하게 졸이듯 끓인다.
4 ③에 홍고추와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올리고 한소끔 끓으면 거피들깨가루를 뿌려 뒤적거린 후 불을 끈다.
민물장어탕
“단백질과 칼슘 등 영양이 풍부하면서도 안전한 여름 대표 보양식품으로 민물장어를 추천하고 싶어요. 힐링센터를 운영할 때는 항암환자 분들을 위해 여름에는 꼭 민물장어탕을 끓여드리곤 했어요. 단, 민물장어는 손질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민물 생선 특유의 비린 맛이 강해 비위가 약한 항암환자들은 먹기가 어렵습니다. 장어는 비늘은 없지만 미끈거리는 점액질이 많은데 이 점액질을 제대로 제거해야 비린 맛이 나지 않아요. 점액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끓는 물에 장어를 담갔다가 재빨리 건져낸 뒤 찬물에 담가요. 면장갑을 끼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미끈거리지 않을 때까지 훑듯이 씻습니다. 큰 민물장어는 검고 뼈도 짙은 회색이면서 굉장히 굵고 튼튼해 1시간 30분 이상 끓여 어느 정도 뼈가 녹으면 아주 성근 체에 뼈는 걸러내고 생선 살의 식감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얼갈이배추와 열무는 미리 삶아 된장 양념을 해놓고 불을 끄기 30분 전에 넣어야 식감이 살아요. 들깨는 가루로 된 것을 사지 말고 생들깨를 믹서에 갈아 넣으면 훨씬 더 고소합니다.”
기본 재료 장어 2㎏, 삶은 얼갈이배추 1㎏, 삶은 어린 열무 800g, 부추 400g, 들깨순·생들깨 200g씩, 물 500㎖, 된장 5큰술, 간 건고추 60g, 다진 마늘 5큰술, 통생강 15g, 초피가루 약간
얼갈이·열무 양념 재료 된장·다진 마늘 2큰술씩, 토판염 약간, 집간장(또는 국간장) 1큰술
만드는 법
1 큰 솥에 물을 넉넉하게 붓고 팔팔 끓으면 장어를 넣고 나무 주걱으로 한 번 뒤적인 후 바로 꺼내 흐르는 물에 면장갑을 끼고 훑어 점액질이 없어지도록 뽀득하게 씻는다.
2 큰 솥에 생수 5ℓ를 붓고 손질한 장어와 통생강을 넣어 뼈가 녹아 곰탕이 될 때까지 2시간 정도 끓인다.
3 ②의 장어곰탕을 체에 밭쳐 혹시 남아 있을 억센 뼈를 걸러 다시 솥에 붓는다.
4 데쳐 물기를 꼭 짠 얼갈이와 열무는 각각 분량의 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밑간해 둔다.
5 생들깨는 씻어 조리로 일어 믹서에 물 500㎖를 넣고 곱게 간다.
6 ③의 장어곰탕에 ④의 양념한 얼갈이배추와 열무를 넣고 30분 정도 다시 푹 끓인 뒤 ⑤의 간 생들깨를 넣어 한소끔 끓인다.
7 마지막으로 부추, 깻잎, 고추를 넣고 한소끔 끓여 초피가루를 취향에 맞게 넣는다.
8 간을 보아 싱거우면 집간장이나 토판염으로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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